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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춈미

혼자 걸어도 즐거운 부곡동 공원 이야기 <성호공원>

최종 수정일: 2023년 12월 12일

우연희

사진 우연희 임철민

교정 편집 임철민

그림 임철민


임철민, <성호공원>, 45.5×37.9cm, 장지에 수묵, 2023


저는 부곡동에서 나고 자라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부터 현재까지 부곡동에 살고 있습니다. 부곡동에 있는 ‘성호공원’은 북곡동부터 이동까지 수인산업도로를 따라 길게 조성되어 있는 공원입니다. 오랜 기간 저희 가족의 산책을 책임지는 곳이자, 저와, 저와 제 또래들의 등⸱하굣길을 담당했던 사랑스러운 곳입니다.


성호공원에 들어서면 먼저 커다란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오늘처럼 무더운 날씨에는 더욱 반갑습니다. 예쁘게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깊은 숲속에 들어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방금까지 뜨겁게 햇빛도 든든한 나무 그늘 덕분에 힘을 쓰지 못하고, 시원한 내음에 발걸음엔 청량감이 맴돕니다.


메타세쿼이아를 따라 산책을 하다 보면 ‘성호공원’ 내의 여러 시설을 지나게 됩니다. 동네 주민들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부곡 도서관과 족구장, 작은 인라인 스케이트장, 초등학생 시절 친구들과의 추억이 담겨저 있던 놀이터, 운동회를 앞두고 달리기 연습을 하던 운동장, 계절의 변화에따라 다양한 꽃이 피는 미니 수목원이 있습니다.


부곡 도서관은 2010년에 개관한 작은 도서관입니다. 도서관이 생기기 전에는 책을 빌리고자 30~40분 거리를 걸어서 갔어야 했기 때문에 부곡 도서관이 개관한 날 무척 기뻣던 생각이 납니다. 이후로도 매주 책을 빌리러 가던 단골 도서관이 되었습니다. 도서관을 지나면 곧바로 제가 처음 자전거 연습을 했던 인라인 스케이트장이 있습니다. 당시의 저에겐 일생일대의 목표였습니다만... 혼자 넘어지고 머쓱한 마음에 집으로 도망왔던 생각이 납니다.




바로 옆에는 동네 어른들이 주로 이용하시는 족구장이 있습니다. 저는 족구를 좋아하진 않지만, 어른들의 시끌벅적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도 여전한 소음에 즐겁게 산책을 이어 갑니다.


같은 구획에 있는 놀이터를 보자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이끌립니다. 오늘도 여전히 어린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열심히 무언가를 하며 고음의 웃음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도둑, 탈출, 땅따먹기 등 친구들과 함께 매일같이 까르륵대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뒤로 한 채 걷다 보면 작은 야외무대와 함께 탁 트인 운동장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운동장은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나온 주민이 모이는 만남의 광장입니다. 한참 산책을 다닐 때에는 운동장 트랙을 따라 동그랗게 몇 바퀴를 돌다가 벤치에 앉아 잠시 쉬곤 했습니다. 벤치에 앉아 꼬리가 안 보일 정도로 살랑살랑 흔드는 강아지를 보니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게 틀림 없습니다. 강아지와 눈이 마주쳐 가볍게 인사를 하니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오래 쉬었습니다. 다시 산책로를 따라 나섭니다. 산책로가 익숙해 질 때쯤 자연학습장과 미니 수목원이 눈 앞에 나타납니다. 자연학습장에는 전통 놀이를 즐길수 있는 시설이 있고, 조선대0~80년대로 보이는 우리 조상들의 계절별 생활사를 미니어처로 구현하여 소소한 귀여움을 살피는 기쁨이 있습니다. 바로 연결되어있는 미니수목원이 산책로에는 노란 백합이 펼쳐져 있습니다. 샛노란 물결이 한창인 산책로에는 테이블과 꽃향기와 차를 동시에 즐기는 주민들이 보입니다.


미니수목원에는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안산 중앙동이 개발될 무렵 주공2단지가 재개발 될 때 그곳에 있던 나무들이 폐기당할 위험체 처했었다고 합니다. 이때 수목 5종 59주를 구조하여 옮겨와 심었다고 합니다. 버려질 뻔한 나무들이 부곡동에 이사와 아름답게 공원을 구성하고 동네 주민들과 함께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감동적입니다.


‘성호공원’을 산책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장점은 공원이 동네를 따라 얇고 긴 형태로 조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신나게 산책을 한 뒤에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되면 쉽게 공원을 빠져나올 수 있고, 버스 정류장이 있는 도로가 공원을 따라 이어져 있기에 언제든 돌아가는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돌아갈 체력을 생각할 필요 없이 신나게 산책하고, 집에 갈 때는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지요. 이제 오랜만의 산책길에서 얻은 여운이 가시기 전에 집으로 돌아 가야겠습니다.



임철민, <성호공원>, 45.5×37.9cm, 장지에 수묵, 2023



동네에 흔히 있을법한 공원이지만 특유의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이 공원의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버스 정류장이 가깝다는 것 이였습니다. 산책길을 그대로 되돌아가 가는 것은 지루하고 힘든 일이거든요. 마음 내키는 대로 산책을 하고 집에는 편하게 가고.. -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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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공원

주소 경기 안산시 상록구 성호로 113

시간 상시(24시간)

문의 031-481-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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